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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행복
이전에는 정착지를 두지 않는 삶이 불안함으로 대표됐다면, 이제는 자유와 주체적인 행복을 뜻하기도 한다. 지금의 많은 이들은 정해진 수순대로 살지 않고 자신만의 행복을 찾아 떠난다. 여기, 진정한 삶의 행복을 찾으러 떠나는 디지털노마드, 혹은 여행가 부부들을 소개한다. 또한, 이들이 말하는 행복에 대해서도. 에디터 한혜리
#여행을 떠나고, 쓰고, 담는 김한솔이 작가 부부의 이야기
Q 안녕하세요, <웨딩21> 독자들을 위해서 소개와 인 사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캠핑카 전국 일주 여행으로 만나 2년간 의 세계 여행을 계획하며 부부가 되었고 이제는 배 낭을 내려놓고 글과 책으로 사람들의 인생을 여행하 는 김한솔이 작가 & 김효섭 편집장 부부입니다.
Q 작가님의 소개에는 항상 ‘730일간의 부부 세계 여 행’이 빠지지 않고 등장합니다. 세계 여행은 어떤 결 심으로 떠나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대학교 때 캠핑카 전국 일주 프로젝트를 진행했는 데, 그때 남편이 팀원이었어요. 기획서를 써서 협찬 받고 실제로 여행을 떠나면서 좋은 여행 파트너가 되었죠. 시간이 흐르고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일 하다가 다시 만났는데, 둘 다 세계 여행 계획이 있더 라고요. 예전에 했던 것처럼 같이 준비하면 시너지 효과가 나올 것 같아서 함께 가자고 제안했어요. 그 때까지만 해도 우리가 결혼할 줄은 몰랐어요. (웃음)
Q 도서에 즐겁고 유쾌한 이야기가 가득합니다. 책을 읽는 내내 즐거운 여행을 함께 다니는 기분이었습니 다. 여행 중 기억에 남는 특별한 일화가 있다면요?
우연한 계기로 라오스 북부 오지 마을에 가게 되었 어요. 전기, 수도, 인터넷이 전혀 안 되고, 심지어 구 글 지도에도 안 나오는 외딴 마을이었어요. 마을 사 람들도 어떻게 여길 왔냐고 신기해하더라고요. 하룻 밤만 신세 지고 떠나려고 했는데, 마을 아이들과 너 무 친해져서 결국 현지인 집에 머물면서 비자 만료 일을 꽉 채우고 나왔어요. 전기가 없으니 밤이 되면 깜깜해져서 별이 막 쏟아져요. 흙바닥에 누워서 봤 던 별이 잊히지 않아요. 그 기억이 정말 좋아서 관광 여행이 아닌 우리만의 살아있는 여행을 시작했어요.
Q 작가님 부부처럼 시공간의 제약을 벗어난 ‘디지털 노마드 라이프’를 꿈꾸는 부부가 많아졌습니다. 직 접 경험한 ‘디지털노마드 라이프’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인지요?
창작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사람들에게는 인풋 (Input)이 중요해요. 내가 보는 모든 것이 재료가 되 고 풍부한 창작 세계를 지탱하니까요. 멕시코의 색 감, 발리의 풍경, 조지아의 분위기, 쿠바의 리듬을 느 끼며 일하다 보면, 일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줄고 반 대로 창작 욕구는 높아지는 것 같아요. 직장에서 스 트레스받지 않고 영감을 받는다는 것! 디지털노마드 의 최대 장점이 아닐까요? 하하.
Q 반면 부부의 ‘디지털노마드 라이프’를 이루기 위 해 특별히 고려해야 할 점은 무엇일까요?
삶과 일의 균형을 잘 잡는 게 중요해요. 워라밸 중심 을 잡지 못하면 일도 망치고 여행도 즐기지 못한다 는 점을 주의해야 하죠. 여행자 마인드와 일하는 마 인드의 스위치를 잘 조절할 줄 알아야 해요. 사실 저 도 초반에는 여행하러 와서 이게 뭐 하는 건가 싶어 서 마음이 무척 힘들었어요. Q 저서 《게을러도 여행은 하고 싶어》의 내용 중 ‘디 지털노마드 라이프’를 꿈꾸는 부부에게 추천하고 싶 은 이야기가 있다면 어떤 부분일까요? 여행자와 노동자 사이에서 괴로워하는 내용이 담긴 ‘13 디지털노마드의 시작’을 추천하고 싶어요. 완벽 한 풀빌라에서 노트북을 켜고 일해야 하는 괴로움이 고스란히 담겨 있답니다. 제 책이 사랑받는 이유는 좋은 점만 보여주지 않고 고민과 불안을 함께 그려 냈기 때문인 것 같아요. 문제점을 해결해가는 과정, 여행자로 성장하는 이야기들이 많은 독자에게 공감 받는 것 같습니다.
Q 세계 여행에서 돌아와서 연 출판 스튜디오 ‘쓰는 하루’는 어떤 곳인지 궁금합니다.
세계 여행을 하면서 책을 집필하는 제게 여행자들이 “나도 언젠가 한 번 책을 출간해보고 싶다”고 말하더 군요. 제가 보기엔 책 한 권은 뚝딱 쓸 것 같은 사람 들인데 유독 출판을 어렵게 생각하더라고요. 저희로 선 ‘1인 크리에이터 시대에 책 출간이 왜 어렵게 느껴 질까?’, ‘그럼, 우리가 ‘누구나 작가가 되는 곳’을 만 들어보자’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길로 귀국해서 출 판스튜디오 ‘쓰는하루’를 오픈했습니다.
Q 작가님 부부에게 여행은 어떤 의미인가요?
여행을 하다 보면 다양한 문제를 직면해요. 사람과 의 갈등, 계획의 충돌, 예기치 못한 사고, 스스로에 대한 자책 등등 짧은 시간에 수많은 문제를 만나죠. 우리 부부는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 정말 많이 배우 고 성숙해질 수 있었어요. 그래서 여행의 진짜 매력 ‘나’라는 사람을 밀도 있게 들여다볼 기회라고 생각 합니다.
#디지털노마드 행복을 찾는 유튜버 은지렁이 부부의 이야기
Q 유튜브 채널 <얼렁뚱땅 은지렁이>를 통해 부부의 세계 여행기를 선보이고 계신 데요. 두 분은 어떤 결심으로 세계 여행을 꿈꾸게 되셨나요?
연애한 지 한 달쯤 지났을 때, 작은 맥줏집에서 서로가 다녔던 여행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둘 다 해외 생활을 갈망한다는 걸 알았어요. 그때 남편이 언젠가 해외에 나가서 살자고 제안했고 그 약속이 마음속에 강하게 남아있어서 용기 내어 떠날 수 있었어요. 물론 사회에서 쌓은 커리어나 팬데믹 등 현실적으로 생각해야 할 부분이 많았지만, 수없이 고민해도 결론은 항상 ‘그럼에도 불구하고 떠나보자’였어요.
Q 요즘 ‘디지털노마드 라이프’를 꿈꾸는 부부가 많아졌습니다. 디지털노마드 라이 프의 경험 속에서 발견한 가장 큰 장점과 행복은 무엇인가요?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어디에서나 일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좋아요. 저희는 한 달에 한 번씩 도시를 이동해요. 한 달 넘게 같은 책상에서 일하는 일이 없는 거죠. 매달 새 로운 언어, 새로운 풍경, 새로운 분위기 속에서 일할 수 있다는 게 참 좋아요. 일을 일 찍 끝내고 노트북을 닫으면 내가 이미 여행지에 도착해있는 그 느낌이 행복해요.
Q 은지렁이 부부가 생각하시는 디지털노마드의 삶은 어떤 의미인지 궁금합니다.
내 인생에 어떤 라이프스타일을 채택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과정에서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기간이죠. 평생 노마드 생활을 한다면, 그것도 나름대로 고달픈 인생이지 않 을까요?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목적지가 있을 때 내게 주어진 이 기회를 더 진중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 측면에서 노마드 생활은 꿈의 직장 인턴? 그쯤 되는 것 같아요. 아시다시피, 꿈의 직장도 정규직으로 매년 다니다 보면 똑같은 직장 이거든요. 근데 인턴이라면, 너무나도 소중하겠죠.
Q 여행을 다니고 난 다음에 삶을 대하는 태도에 어떤 점이 크게 달라졌나요?
한국에서의 삶은 아무래도 정답이 있는 것처럼 느껴졌어요. 좋은 직장, 좋은 집, 좋은 무언가에 대한 기준이 다 있잖아요? 그 ‘좋은’이라는 타이틀이 붙어있는 것들을 획득 해 나가는 게 ‘잘 사는 인생’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해외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그 기준을 달리할 수 있는 수많은 문제에 우리는 획일화된 기준을 적용하고 있는 게 아 닌가 싶었어요. 마찬가지로, 행복에 관한 생각도 다시 해볼 수 있었어요. 여행이 끝나 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더라도 우리가 직접 세운 기준으로 생각하며 살아야겠다고 느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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